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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은 미래의 희망일까 -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 피터 자이한

by 바하의 선율 2020. 11. 30.

셰일은 현재 미국에서 주목받는 에너지원이다. 

셰일 자체가 에너지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석유를 머금고 있는 암석인 셰일이 새로운 석유 개발 방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미 예전부터 시작된 새로운 석유 개발 패러다임은 새 일자리를 마련했고, 사업을 창출했으며, 바뀐 석유 공급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미국은 여느 보통 나라와 다름 없이 타국에서 에너지를 의존 받는 나라에서 자국 내에서 에너지를 자급, 자족하는 거대한 국가로 변모했다. 

이는 자연스레 미국이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행하던 기존의 질서에서 발을 빼는 결과를 초래했는데, 앞으로 만나게 될 세계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세상은 이미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격변하는 형세 속에서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할 때가 되었다. 언젠가 미국은 세계에서 손을 떼게 된다.

그러면 세계 질서는 도미노처럼 서서히 무너지게 될 것이며 각각의 나라들은 자국의 이익과 주권을 유지하기 위한 투쟁을 시작할 것이다.

그러한 무질서의 분위기에서 우리나라가 취할 수 있는 전략과 선택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의 문제를 단적으로 말하자면 석유가 없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손에 곱을 정도로 석유를 많이 소비하는 국가인데 그 많큼 석유 산업도 발달해 있고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 또한 크다.

그렇지만 석유가 나지 않는다는 가슴 아픈 약점이 있어서 우리는 페르시아만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돌아 기름을 공수해 오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와 같은 에너지 의존국은 주변 정세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고 중동에서 전운의 기운이 감돌거나 해적이 활개친다는 뉴스가 터지며 유가가 출렁일 때 유심히 보는 이유가 된다.

그동안 미국이 주도한 중동의 평화로운 기류를 타고 안정된 에너지 수급은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미국이 에너지 의존국이던 시절에는 중동지역에 큰 공을 들였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 졌고 석유 생산은 곧두박질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는데 이 부족해진 석유마저도 안전하게 공급할 동력을 잃는 것이다. 

지리적 특성상 우리는 페르시아만과 상당히 떨어져 있으며 해상 길목마다 여러 위험이 혼재해 있다.


석유 화물선의 보디가드로써 해군을 방패 삼아 운반할 수밖에 없는데 수요도 클 뿐더러 우리가 그런 해군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견해이다.

우리가 갑자기 석유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의존도를 낮추지 않는 이상 석유를 고갈될 것이고 이러한 사실이 가져올 결과를 생각하면 안타까울 뿐이다.


책에서는 미국 없는 세계에서 생겨날 여러 모습들을 나열했다.

지구전, 중동전쟁, 유조전 전쟁 등 세 가지 전쟁의 내용이 큰 틀을 이루고, 제 3세계의 변화, 주목 받게 될 여러 나라들이 적혀있다. 

유조선 전쟁은 중국과 일본의 힘겨루기로 우리나라의 입장이 가장 곤란해 지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고 밝힌다.

하지만 앞서 말한 석유 확보의 어려움이 대두되는 시점에서 어느 편에 서나 마찬가지라 이것저것 수세고 따지려니 문제가 더 복잡하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문제를 더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날 석유라는 에너지원은 한 국가는 물론 개인이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 요소가 되었기에 포기할 수 없다.

훗날 석유를 대체하는 에너지가 발명된다는 기대를 갖고 살아가고 있지만 아직은 너무 먼 이야기고 그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

에너지는 상품이 아니다.

거래가 되고 시장이 활발하지만 우위 관계가 생긴다. 이는 새로운 형태의 무기이다.

가진자는 기세등등해서 가지지 못한 자를 맘대로 다루기도 하는 세상이다.



 우리는 주로 페르시아만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데 그 엄청난 의존성답게 엄청난 프리미엄 가격을 얹어 사고 있다.

쉽게 말해 바가지를 쓰는 셈이다. 우리는 광활한 거리를 이동해 얻은 원유를 비싼값에 치르고 그 귀한 원유를 호시탐탐 노리는 나라로부터 지키고자 군사력을 동원해야 한다.

수지 타산이 맞는 장사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렇다 할 도리도 없다. 그렇게 새로운 생각이 굳어졌다. 에너지 잘 확보하자.



우리가 언제까지고 가지지 못한 자라는 법은 없다는 생각에서 출발해 정말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인지 궁금해졌다. 그렇게 찾은 게 '제7광구'다.

울산 앞바다에서 생산되는 자원을 제외하고 뜻밖에도 과거 '제7광구'라는 장소에서 석유를 비롯 여러 자원이 매장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매장량은 무려 중동에서 가장 많은 매장량을 가진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몇 배나 크다고 하니 정말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런데 큰 기대만큼 알아낸 다른 사실은 그리 달갑지 않았다.

일본과 공동개발구역으로 묶여있고 해양 영토를 둘러싼 이견이 있기에 향후 군제분쟁으로 번질 우려가 다분한 사안이었다.

우리의 입장이 더 불리하다고 하니 아쉽기만 하다.

'제7광구'가 발견되었을 당시 많은 이들이 산유국의 꿈을 품었다고 하니 그 기분을 알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희망이 없지도 않고 정해진 것도 없다.

포기하지 말고 과감히 에너지 자원 확보에 뛰어들어 우리도 거대 산유국 대열에 나란히 섰으면 한다.



미국 없는 세계에서 에너지 확보에 목매는 것은 당연하다. 에너지가 정말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석유는 더더욱 중요하다. 산업 전반, 생활, 국가 운영 어느 방면에서도 석유는 사랑받는다.

만약 우리가 전쟁을 치르는 날이 온다면 더욱 중요해 진다.

이 때에는 석유 수요가 몇 배는 늘기 때문에 석유 확보가 전쟁의 승패를 가늠할지도 모른다.

안타까운 점은 미국 없는 세계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어떤 태도나 선택을 취했든 미래의 희생과 분쟁은 결코 피할 수 없다. 조금 더 나은 결정을 위한 조언으로 삼아 책을 참고하며 읽었다.

작가의 표현은 단호했고 그저 담담했다. 그래서 세계의 모습은 더 암울하고 비참했지만 그만큼 더 생생했다.

각 나라들은 입장이 같지 않다. 어떤 나라는 더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

미국 없는 세계가 정해진 미래라면 빗겨 갈 순 없다.

그렇지만 우리는 충분히 대비할 수 있기에 마냥 손 놓고 있진 않을 것이다.

격변하는 무질서 사이에서 운명을 쥐는 한국이 되었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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